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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26 MB 사교육 대책, 부자 사교육비 깎아주기일 뿐!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5월 21일 사교육비 경감 대책안을 제출했고, 6월 3일 발표했다.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는 지난 26일 사교육비 경감 7대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 발표 1개월여만에 별도 대책이 나온 것은 23일 국무회의와 24일 시도교육감 오찬회의에서 나온 대통령의 사교육비 관련 발언에 비추어 볼 때 정부 내용이 미흡한 것 아니냐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나라당 내에서 정두언 의원이 학원심야교습을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하려다 내부 동의를 얻지 못해 제출하지 못하였고,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이를 밤 10시까지로 규제하는 법안을 제출한 사례나 26일 발표한 사교육비 경감 7대 대책에 대해 김성조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이 ‘정부측과 전혀 합의된 바 없으며, 들은바도 없다. 당정협의도 한 적 없다.’고 밝혔다는 사실을 볼 때 얼마나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번 대책에 대해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 내용들이 사교육비를 줄일 가능성은 있으나, 부유층 사교육비만을 줄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교육비 문제는 해소해야 하지만, 누구를 위한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다. 이 정부는 부자 감세, 서민 증세 하듯이, 사교육비도 부자 경감, 서민 증감으로 가고 있다. 전체 사교육비 규모는 줄어도 서민들의 사교육비는 줄어들지 않는다.

우선 고입 제도 개선을 얘기하고 있는데, 외고, 과학고는 내신 반영을 제한하고, 외고는 외국어, 과학고는 수학 및 과학을 듣기, 심층 면접, 논술 등의 방식으로 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율형사립고를 확대하며 ‘선지원-후추첨’ 방식으로 선발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자율형사립고다. 자율형 사립고의 ‘선지원-후추첨’ 선발은 자율형 사립고의 비싼 등록금 책정액에 비추어볼 때(최소 약 500만원 추정, 수익자 부담 경비 포함시 600만원 이상, 기존 자사고 수준 교육비 투자시 1천만원-1천5백만원 이상 추정) 부모의 재산 수준을 기준으로 중산층과 서민에 대해서는 아예 자사고에 대한 접근권조차 봉쇄하는 것이다. 이는 사교육 문제보다 훨씬 심각한 교육의 극단적 양극화를 초래하는 것이다. 이는 사교육비를 일부 해소할 수 있을지 모르나, 학교 선택을 할 수 없는 서민의 사교육비가 아니라, 부유층의 사교육비를 경감시키는 방안일 뿐이다. 돈이 있어야 지원할 수 있는 학교에 추첨으로 가기 위해 굳이 있는 집에서 사교육을 기를 쓰고 시킬 이유는 없는 것 아닌가.


서민층이 자녀들을 위해 지원할 수 있는 입시 명문고는 외고와 같은 특목고로 제한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외고, 과학고의 변경될 입시 제도는 외국어 및 수학, 과학에서의 선행 학습을 요구하는 것으로, 이 분야의 사교육은 오히려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숙형 자율학교 추가 지정 운영 역시 학교 서열화를 확대하는 것으로, 사교육 확대의 근본 모순을 심화시키는 것이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먹고살만한 안정적인 직장은 세칭 명문대를 나오지 못하면 기대하기 어렵다. 명문대를 가는 길은 자사고, 특목고의 넓은 길과 일반고에서의 고군분투라는 가시밭길로 이원화되고, 자사고는 개인이 성취한 학업성적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거대한 진입장벽이 설치되는 것이다. 자사고는 포기하고, 특목고라도 가기 위한 사교육, 일반고에서 자사고, 특목고를 따라잡기 위한 사교육은 절대로 줄어들지 못한다. 부유층 사교육비가 일부 줄어들고 그 돈이 자사고, 명문대 등으로 흘러들어갈 뿐이다.

대입 선진화의 내신절대평가, 내신비중 축소 등도 커다란 문제가 있다. 고 1 내신 반영을 배제하는 것은 고 1까지가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으로, 2학년 3학년때의 선택 심화 과정에 대한 비중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여 오히려 사교육 수요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외고, 자사고는 학교에서 감당해주겠지만, 일반고교의 학생들은 절대적으로 사교육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또, 내신 절대평가는 관리가 잘되어야 사교육비 절감 효과가 있으나 내신 부풀리기 등의 부작용으로 인한 신뢰도 저하의 문제, 고교 서열화 초래 등 문제점이 있다. 우리나라는 서울이외에는 거의 대부분 비평준화 지역이다. 서울도 학교선택권을 확대하는 쪽으로 정책이 진행되고 있으며 자율형사립고 등으로 사실상 평준화 해체가 진행중이다. 서열화는 근본적으로 사교육을 확대한다.


그러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사회적 합의 없는 입학사정관제도의 도입이다. 입학사정관 제도는 정성적 평가 기준이 작용하는 부분으로, 사회적 합의와 각 대학의 선의가 전제되지 않으면 오히려 기여입학제, 고교등급제의 문을 열어줄 가능성이 있다. 각 대학의 학벌, 서열 체제가 존속하는 현상황에서는 이 역시 부유층만의 사교육비 경감이 이뤄질 것이다. 이미 연세대는 수년째 기여입학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고, 고대 역시 고교등급제를 적용하다 적발되어 처분을 받았음에도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돈만 내면 원하는 좋은 학교에 갈 수 있고, 돈이 있어 좋은 고등학교 들어가면 원하는 대학에 갈 길이 얼마든지 열려있는 것 아닌가. 사교육 잡자고 하면서 부유층 사교육비만 줄여주고, 사교육보다 더 심각한 교육의 극단적 양극화를 제도화하는 것이 MB정부의 사교육 대책이다.


자율형 사립고가 아닌 공립의 개방형 자율학교를 확대하여 교육과정의 자율성을 주는 방식이 필요하다. 이는 평준화를 바탕으로, 등록금 부담이 동일하고, 지역에서 추첨하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 또 최근 새로운학교 네트워크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시도를 통해 학교 다양화가 아닌 교육과정의 다양화를 이뤄 학부모 누구나 부담없이 학생들에게 좋은 교육 기회를 균등하게 제공해야 한다. 

또, 수능 폐지, 학벌체제 해소 등 사교육비 부담 경감을 위해 여러가지 안을 제시할 수 있겠다. 우선은, 근원적인 교육비 부담 해소를 위해서는 보편교육인 고등학교 교육의 무상교육화, 출발점에서의 질좋은 유아교육 기회를 균등하게 제공하고자 하는 출발점 평준화, 대학의 등록금 부담 완화를 위한 등록금상한제 및 합리적 책정과 후불제를 통해 중산층과 서민의 교육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경감하는 것이 합리적방향일 것이다. 이를 통해 사교육비 부담도 줄일 수 있다.

Posted by 조구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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